페북을 보면 군대 간 동기가 휴가 나와서 찍은 사진이나 졸업한 선배 사진이 때때로 올라오는데 사진에 대한 댓글들이 재미있다. 형이었는데 아저씨 됐다는 둥 당사자가 보면 씁쓸할 댓글들이 많다.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나 또한 시간의 흐름을 빗겨갈 순 없겠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이번 설에 있었던 일을 적어본다.
나에겐 외삼촌이 세 분 계시는데, 그 중 둘째, 셋째 외삼촌이 술을 드셨다. 둘째 외삼촌이 민정이도 술 마실 수 있지? 라고 해서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넘기려 했다. 그러자 셋째 외삼촌이 얘는 아직 애기 같아서 주긴 그렇잖아... 라고 했고, 둘째 외삼촌이 얘도 이제 스무 살 넘었는데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 나빠해! 라면서 뭔가 꾸짖는(?) 어조로 말하셨다. 셋째 외삼촌은 알았다고 하시면서 나보고 미안하다 그냥 간난이 같아서 한 말이야 라고 하셨다. 둘째 외삼촌은 간난이! 그런 말도 하지마! 라면서 인격을 존중해 줘야지! 라며 역정(?)을 내셨다. 그러고 나서도 계속해서 민정=애기 라는 뉘앙스의 말이 그쳤다 싶으면 무한 리플레이 되는 바람에 나는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다는 그런 이야기다. 그치만 뭐 노안보단 좋은거니까.
2013년 2월 15일 금요일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
요새 읽은 책이다. 결혼식을 주제로 한 소설인데 4쌍의 커플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그 중 쌍둥이 자매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서 '심리게임'이라고 칭하는 게 등장한다. 먼저 배우자를 고를 때 중요시하는 조건 3가지를 고른다. 다음으로 그 3조건을 만족시키는 상대가 2명이 나타났다고 가정하자. 마지막으로 그 두명을 가려낼 '결정적 포인트'를 생각한다. 히미카의 경우 1. 안경 쓴 사람 2,3은 뭐였는지 생각 안 나고, 결정적 포인트는 마리카가 아니라 꼭 나여야 하는 사람이다. 인기 많은 언니 때문에 항상 그림자 속에 있는 기분이 들었던 히미카에게는 마지막 결정적 포인트가 중요한 것이리라. 때문에 신랑을 두고 신부를 바꿔치기한 결혼식을 진행하려는 엽기적인 짓을 하게 된다. 그런데 웃긴건 신랑이 원하는 신부는 '까다롭고 문제 많은 여자'이다. 그래야만 사는데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나 뭐라나. 암튼 아까 카톡하다가 이게 문득 생각나서 올려본다.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그러니까
손목시계가 고장이 나서 고치러 나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눈에 띈 매장 앞에서 어떤 제품이 있는지 보러가자며 발을 들였고, 때마침 설연휴가 낀 주라 할인을 하고 있으며 그 기간이 오늘까지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어쩌다 한 행동들이 이어져 나는 작은 테이블 앞 의자에 앉게 되었다. 잠시 꼼지락 거리다 꺼버리자, 이제껏 사무적인 태도를 취하던 직원이 물었다. "왜 끄세요? 전화오면 안 받을 거에요?" 나는 머뭇거리며 "어색해서..."라고 말하며 누가봐도 어색해보이는 행동을 취했다. 상대방은 풋, 웃음을 터트렸고 나는 내 말이 그렇게 우스웠나 하고 지금도 생각한다.
2013년 2월 7일 목요일
2013년 2월 2일 토요일
아마도 공감할 글귀(+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술)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린 것이겠지만, 넓은 의미에서 와닿을 그런 글귀를 발견했다. 책 뒤, 가운데에 다른 어떤 말도 쓰여있지 않고 오로지 홀로 빛을 발하는 것 같은, 보란듯이 쓰여있는 글귀이다.
책의 앞면이다. 일전에 이 작가의 소설 중 계량스푼 얘기를 너에게 해줬던 기억이 난다. 오래되서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인공에게 특수한 능력이 있고, 중심사건으로 학교에서 기르던 토끼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던 그런 이야기였다.
위의 열쇠모양 그림은 최근에 읽었던 <열쇠없는 꿈을 꾸다> 란 책 앞면에 있는 이미지다. 왠지 모르게 미미 시스터즈가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네가 옆에 있었다면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텐데. 그래선지 오츠이치와 더불어 츠지무라 미즈키도 애정이 가는 작가다. 뭐 그런 이야기를 읽냐는 누군가의 반응과는 달리 주의깊게 들어줘서 좋았달까. 과연, 글쎄 청춘은 부끄러운 기억&부끄럽지 않은 기억의 연속이다. 사실 부끄러운 기억이 더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다녀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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