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일 수요일

작은 일화

    문득 생각난 일이다. 영어회화 시간에 학생 몇 명이랑 교수님이 인터뷰하는 시간이었다. '한국 문화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문화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나는 공공장소에서 담배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학교 건물 출입구 앞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것은 고쳐야 하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교수님은 내 얘기를 듣곤 옆에 있던 여학생들에게 담배를 피냐고 물었다. 28살의 선배님은 담배를 핀다고 했고, 패션디자인과에 다니는 언니도 담배를 핀다고 했다. '여자들 중에도 담배를 피는 사람이 종종 있구나' 하는 생각이 그 때 들었다. 교수님은 나에게 그럼 너도 담배를 피면 되지 않겠냐는 식의 농담을 던졌고, 나는 쾌활하게 웃어 넘겼다. 그 자리에는 여학생들 말고도 모자를 쓴, 딱 보기에도 고학년인 남자 선배가 있었는데, 그 분께는 왜 교수님이 담배를 피냐는 질문을 하지 않은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마 같은 남자로서 '이 친구 담배 좀 필 거 같은데?' 하는 느낌을 직감적으로 받은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그런 얘기들을 하고 나니, 그 언니들에 대한 뭔지모를 이질감 같은 게 내 마음속에서 생긴 기분이 들었다. 담배를 피면 불량하다는 그런 선입견이 작용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왠지 모르게 딴세상에 사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뿐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들었던 생각이 하나 있는데, 같은 취미나 활동들을 공유하지 않으면 상대방과 깊이 있게 친해질 순 없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댓글 1개:

  1. 내가 봤을땐 그냥 단지 지독한 선입견이 아닐까.. 무의식적으로 너의 도덕심의 잣대가 작용되서 그들을 단지 다른 세계에서 사는 것같은 느낌이 생기도록 너와 그들을 격리시키게 되는게 아닌가싶다. 중간자의 입장으로 보면 그냥 그런것같다. 또한 너와 내가 안본지 꽤 된 만큼 나역시 그들처럼 너와 그만큼의 거리가 생길까 난 씁쓸할뿐이고 걱정일뿐이다. 언제나 서로에게 늘푸른 나무가 되기에는 우리가 너무나 교류가 없이 각자의 가지를 뻗은지 오래여서 어느 모양인지조차 가늠조차 못하고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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