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날짜 괜찮은지 물어보기 전에, 먼저 아빠에게 말을 했었다. 친구에게서 너희 집 너무 과보호 아니냐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지라, 이런 말을 꺼낼 땐 조심스러워지는 편이라 최대한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가며 말했다. 늦게 만나는 것은 안된다고 하시고, 술 마시면 안된다 하고, 솔직히 만나는 거 마음에 안든다고 하시면서 갑자기 약속 취소하라고 하셨다가, 만나도 3시 까지는 집에 오라 하고, 만나면 연신내에서 만날 거 같다고 내가 얘기하니까, 집 근처 홍제역이 아니면 허락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모 프로에 나온 사람처럼 '범죄염려증' 같은 게 있다고, 예전에 그런 트라우마를 생기게 만든 일이 있었다고 하셨다. 대화가 길어지면서 원래 주제에서 벗어나 옆길로 한참이나 새기도 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 아빠는 가까운 사람이 멀리 가거나(예를 들자면 강원도로 놀러간다든지), 늦게 바깥에서 나다니는 것과 관련해서 2가지 트라우마를 가지고 계신다는 것이다.(어쩌면 그 밖에 다른 것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여하튼 그런 이야기들을 쭉 듣고 나니, 어째서 아빠가 '시험 끝나면 바로 집에 와라.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가지 말고' <- 뭐 이런 얘기들을 내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는지 알았다. 아빠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과보호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렇다고 반항했다가는 난 죽도록 맞겠지. 참 답답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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