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2일 잡동사니
여러가지로 복잡한 나날이긴 하지만 아직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있다.
학생부 세부사항 보고 기분이 좋았다. 많은 선생님들이 나를 좋게 봐 주셔서.
모 선생님은 잘했다며 정수리를 세게(!) 쓰다듬으셨다. ㅋㅋ
이제 나도 그에 화답하는 결과를 보여드려야 할 텐데. 으앙
기운없어 보였는지 옆옆반 친구가 기운내라고 응원해 주었다. 고마워ㅎㅎ
x양이 요즘 들어 나를 '멍충아'라고 부른다. 동생 부르는 애칭이라나 뭐라나
여튼 그렇게 불리는 것이 퍽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정겹게 느껴져서 헤실 웃었다.
ㅇㄱ이도 툭 하면 나를 '바보'라고 불렀다. 물론 친하니까 그랬겠지. 오랜만에 그 생각이 났다.
나에겐 좋은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모 선생님은 걍쌤으로 기억하고 있고, 멍충아라 한 친구는 당연 큰형님일텐데, 옆옆반 친구가 누군지는기억을 못하겠군:)
2010년 9월 21일 눈동자
내가 아는 얼굴 위로 또 다른 얼굴이 오버랩(overlap)되었다. 고개 숙이며 인사를 했다. 1년하고도 열흘 먼저 발 딛은 아이에게. 그 아이가 적잖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굳이 보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하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문이 닫히고 자리에 앉자 닫혀있던 피아노 뚜껑이 열리면서 생각들이 흘러나왔다.
상대방을 압도하는 듯한 눈동자. 호탕하게 웃으며 말할 때는 재기발랄한 눈빛이지만 때때로 그 눈은 나로선 알 수 없는 통찰력을 지닌 채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듯 했다. 그 눈을 들여다볼 때 소름끼치면서도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면 이 아이는 넘겨도 넘겨도 끝이 없는 이야기를 담아 낸 책은 아닐런지. 난 그 수 많은 책장 중 단 몇장을 흘긋 쳐다보았을 뿐이다. 나로선 다소 억울한 심정이다. 나는 돋보기도 망원경도 필요없이 그냥 보이는 그대로 빤히 들여다 보이는 아이니까.
나도 너처럼 해볼테야, 뚫어지게 바라보면 꿰뚫어 볼 수 있으려나 싶어 종종 미간을 찌푸린 채 쳐다보았다 물론 효과는 없었다. 도리어 '넌 아직 멀었다.'와 같은 말이 되돌아 올 뿐이었다. 쳇- 작은 목소리로 꿍얼거렸다. 어느새 그 아이는 다시 유쾌한 눈빛을 띈 채 재미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난 그 이야기를 들으려고 집중했다.
2010년 6월 29일 eye
이젠 이 아이가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즐겁다. 같이 달리기하다 속아서 나 혼자 뛰고 있을 때, 야자 쉬는 시간에 구름다리에서 인디 음악을 들을 때, 내가 일본소설 내용을 이야기해 주자 폭소를 터트릴 때-그 모든 일들이 즐겁다. 어느 새 말투도 비슷해 진 것 같다. 잘 가 보다는 가 봐란 말을 쓰게 된다. 심지어는 그 아이의 제스처를 따라하기도 한다.
자 이쯤해서 손발 탁탁 펴주시고 ㅋㅋ
2011년 1월 26일 악 ㅋㅋ
효상쨈이랑 연날리기 하는 꿈을 꿨는데
효상쨈이 나보고
"왜 그렇게 얼굴이 붉어졌니?"
라고 앜ㅋㅋㅋㅋ
효상쨈이 나보고
"왜 그렇게 얼굴이 붉어졌니?"
라고 앜ㅋㅋㅋㅋ
내가 이런 꿈도 꾸었군. 오늘 꿈 꿈은 기억도 안 나는데 말이지. ㅋㅋ
왜죠? 왜.. 글은 얘가 썼는데 왜 부끄러움은 제 몫인거죠? 왜죠? 움크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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